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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피곤해졌다. 즐거운 자리였더라도 집에 오면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고, 하루의 나머지는 회복에 쓰이곤 했다. 그래서 만남은 늘 하루를 잘라내는 일정처럼 느껴졌다. 다음 날까지 영향을 주는 피로가 남는 것도 익숙한 일이었다.
요즘은 조금 다르다. 사람을 만나고 돌아와도 예전만큼 지치지 않는 날이 늘었다. 만남 자체가 달라졌다기보다, 만남을 대하는 기준이 바뀐 것 같다. 꼭 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의 컨디션에 맞는 만남만 선택하게 되면서 부담이 줄었다. 그 결과, 다녀온 뒤의 상태도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예전에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피로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피로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즐거움과 소모를 함께 계산하게 되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만남을 고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만난 뒤에도 하루가 이어질 여지가 남는다.
사람을 덜 만나는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만나는 쪽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만남이 끝난 뒤에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피곤하지 않은 날이 늘어났다는 건, 관계가 가벼워졌다는 뜻이 아니라 일상이 조금 더 단단해졌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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