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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하루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나를 점검하곤 했다. 오늘은 잘 보냈는지, 괜히 헛되게 흘려보낸 건 아닌지, 어딘가 부족한 건 없었는지를 되짚었다. 이런 점검은 습관처럼 반복됐고, 특별히 이유가 없어도 하루를 평가하는 시간이 따라왔다. 스스로를 관리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편안하다고 느껴진 적은 많지 않았다.
요즘은 그런 점검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루가 끝났다고 해서 반드시 의미를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잘 보냈는지, 못 보냈는지를 가르지 않고 그냥 하루였다고 넘기는 날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덜 무겁게 남는다. 평가하지 않은 하루는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고, 마음에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를 덜 점검하게 됐다고 해서 무책임해진 건 아니다. 다만 모든 하루가 관리 대상일 필요는 없다는 감각이 생겼다. 어떤 날은 잘 보냈고, 어떤 날은 그냥 지나갔을 뿐이라는 정도의 구분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기준이 느슨해지자 하루를 대하는 태도도 한결 가벼워졌다.
요즘의 변화는 성장을 멈췄다는 신호라기보다, 스스로를 덜 몰아붙이게 되었다는 쪽에 가깝다. 나를 점검하지 않는 날이 늘어난 만큼, 하루는 이전보다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그 조용함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당분간은 이 상태를 유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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