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인 글

그냥 바람 쐬고 왔다

creator51177 2026. 1. 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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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계획은 없었다. 집에만 있기엔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졌고, 그렇다고 어디를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만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오래 하지도 않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목적지는 없었고, 오래 걸을 생각도 없었다. 말 그대로 잠깐 바람만 쐬자는 정도였다.


걷다 보니 주변이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굳이 의미를 붙이진 않았다. 사람들 얼굴을 유심히 보지도 않았고, 풍경을 오래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냥 발이 가는 만큼 걷고, 신호에 맞춰 멈추고, 다시 움직였다. 생각도 특별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 생각이 없다는 상태가 더 가까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걷고 싶은 마음도, 아쉬움도 크지 않았다. 집으로 향하는 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돌아오는 동안에도 하루가 달라질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그저 밖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하나의 동작처럼 느껴졌다.

 

집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은 그대로 있었고, 마음이 갑자기 가벼워지지도 않았다. 그래도 아까보다 숨이 조금 편해진 느낌은 남아 있었다. 오늘 하루가 막히지 않고 흘러갈 수 있겠다는 정도의 여유였다. 오늘은 그냥 바람 쐬고 온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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