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인 글

요즘은 하루를 미리 걱정하지 않게 됐다

creator51177 2025. 12. 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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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앞당겨 쓰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예전에는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하루를 여러 번 지나가곤 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먼저 떠올랐고,
그 일들이 끝난 뒤의 피로까지
미리 계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살기 전에 먼저 걱정하는 대상에 가까웠다.

하루는 늘 앞당겨 소모되고 있었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하루를 두고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 오늘은 길겠다
  • 끝나면 많이 지치겠지
  • 중간에 쉬어야 할 것 같아

이 생각들이 쌓이면
하루는 실제로 겪기 전부터
이미 무거워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몸과 마음은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오늘을 오늘로 두게 됐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어느 날부터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굳이 당겨서 쓰지 않게 됐다.

오늘은
오늘 겪으면 되는 날이고,
내일은
내일 생각해도 되는 시간이라는 감각.

그 단순한 구분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었다.

걱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미뤄졌을 뿐이다

하루를 미리 걱정하지 않게 됐다고 해서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은
지금 하지 않게 되었다.

그 덕분에
하루는 조금 더
지금에 가까워졌다.

하루가 덜 길게 느껴진다

하루가 덜 걱정되니
시간의 밀도도 달라졌다.

같은 일정인데도
전보다 덜 길게 느껴지고,
중간중간 숨이 트이는 순간이 생긴다.

하루를 가득 채우지 않아도
하루가 충분히 지나간 느낌이 든다.

정리

요즘은
하루를 미리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기보다,
하루를 제 시간에 쓰게 된 것에 가깝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앞당겨 소모하지 않으니,
하루는 생각보다
견딜 만한 크기로 남아 있다.

하루를 덜 걱정하게 된 건
삶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느슨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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