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인 글

굳이 하루를 정리하지 않게 된 날들

creator51177 2026. 1. 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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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하루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정리부터 했다. 오늘은 잘 보낸 날인지, 괜히 흘려보낸 시간은 없었는지, 뭔가 빠뜨린 건 없는지를 되짚었다. 그렇게 하루를 평가하지 않으면 불안한 느낌이 남았다. 하루를 그냥 두는 건 어딘가 미완성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런 정리를 하지 않는 날이 늘었다. 하루가 끝났다고 해서 꼭 의미를 붙이거나 결론을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간 날은 그냥 지나간 날로 두어도 괜찮았다. 특별히 잘한 것도,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 하루는 생각보다 많았고, 그걸 굳이 분류하지 않아도 하루는 자연스럽게 닫혔다.

 

하루를 덜 정리하게 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오늘을 평가하지 않으니 내일을 미리 걱정할 이유도 줄었다. 하루가 매번 어떤 결과로 남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이 생기면서, 시간은 조금 더 느슨하게 흘러갔다. 그 느슨함이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느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요즘의 하루는 이전보다 덜 또렷하지만, 대신 덜 무겁다. 모든 날이 기억에 남지 않아도 괜찮고, 설명할 수 없는 날이 있어도 괜찮다. 굳이 정리하지 않은 하루들이 쌓이면서, 오히려 생활은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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