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약속이 많다는 게 비교적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주말이 가까워지면 일정을 채우는 게 당연했고, 빈 시간이 생기면 괜히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약속은 쉬는 날을 의미 있게 만드는 장치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요즘은 약속이 줄어드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갑작스러운 취소가 잦아졌다기보다, 아예 약속을 만들지 않는 선택이 많아진 쪽에 가깝다. 이 변화는 개인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약속에 대한 인식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의 사용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만남 자체가 휴식처럼 느껴졌다면, 요즘은 약속 하나가 하루의 컨디션을 크게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이동 시간, 대화에 쓰이는 에너지, 돌아온 뒤의 피로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났다. 그..